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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암리 쌍룡거줄다리기 액송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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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암리 쌍룡거줄다리기 고사 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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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암리 쌍룡거줄다리기 집고사 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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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을 만들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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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머리에 선 장수들이 지휘하는 모습
줄다리기는 삭전(索戰)이라고도 하는데, 우리나라 어느 곳에서나 흔히 볼 수 있고 지역민의 단합과 한해의 풍년기원, 그리고 액막음을 하는 제의성(祭儀性)이 짙은 민속놀이이다. 그런데 흔암리 쌍용거줄다리기는 놀이 방법이나 과정 등이 다른 지역과 달리 특이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줄다리기는 일제의 우리 문화 말살정책의 일환으로 중단되었다가 1983년 지역민과 여주문화원 등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다시 재연되었다.
흔암리 쌍용거줄다리기는 제3회 경기도 민속예술경연대회(1984년)와 제4회 경기도 민속예술경연대회(1985년)에서 장려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제28회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1989년) 때는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흔암리의 쌍용거줄다리기는 음력 정월 대보름날 행해졌다. 특히 줄다리기를 하루전인 열나흗날에 서낭제(城隍祭)를 비롯해서 대동우물고사·강고사·집고사를 지낸 후에 보름날 줄다리기를 행하는 것이 특색이다. 그리고 줄다리기가 끝나면 대부분 줄을 태우거나 적당한 길이로 잘라서 자기 집에 달기도 하는 데 비해, 이곳에서는 줄을 강(남한강 상류지역)에 띄워 액송(厄送)을 함으로써 마을의 액이 풀어진다고 믿었다.
줄은 암줄과 수줄로 나뉘는데, 그 줄을 용(龍)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줄은 줄다리기 며칠 전부터 각 마을마다 짚을 가져와 걸러서 열 나흗날 서낭제를 지내기 전까지 만들어놓는다. 줄은 커다란 몸통에 곁줄이 여러 개 달려 있는 모양이다. 처음 꼬는 줄의 굵기는 5㎝ 정도로, 이 줄을 세 가닥씩 합해서 함께 꼬아나간다. 그 길이는 대략 20~50m 정도이고, 암줄과 수줄을 합하면 50~100m에 달하기도 한다. 그리고 줄다리기를 하는 사람들이 손으로 잡을 수 있게 곁줄이 몸통에 붙어 있게 된다.
줄이 제작되면 마을에서 뽑은 제주(祭主)가 농악대와 어린 무동(舞童)을 데리고 마을 앞에 있는 부소산으로 길군악을 치면서 간다. 서낭에 도착하면 제주는 술과 제물(祭物)을 차려놓고 서낭제를 지낸다. 이때 농악대는 잦은가락으로 몰아 그치고 상쇠가 주문(呪文)을 외우고 절가락을 치면서 세 번 절한다. 서낭제에서 부르는 고사반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누르세 누르세 서낭님을 누르세
말머리 넘고 소머리 넘고 오르내린 흔바우 서낭
남서낭 여서낭 점동면 흔바우
각성받이 육성받이 살아가드래도
아무 탈없이 이서낭 넘나들게 도와주소
어떤 서낭 내서낭 산서낭도 당서낭
서낭제를 마치고 나면 마을에서 공동으로 이용하고 있는 우물로 이동해서 제물을 차려놓고 대동우물고사를 지낸다. 잦은가락을 몰고 그친 다음 절가락을 치고 세 번 절한다. 대동우물고사에서 부르는 고사반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누르세 누르세 용왕님을 누르세
아랫말 우물 웃말 우물 동구밖 우물
이즈러진 머리 비단결로 감는 우물
뚫으세 뚫으세 펑펑 뚫으세
수정같이 맑은우물 펑펑 뚫으세
조상대대 년년세세 먹고살고 먹고살고
뚫으세 뚫으세 목을 축여 생명주고 물이 넘쳐 식량주고
아랫말 우물 웃말 우물 동구밖 우물
대동우물고사를 마치면 남한강 상류지역에 해당하는 아랫마을 강가로 이동해서 뱃길·뱃사람들의 안전과 무사고, 마을의 안녕을 비는 강고사를 지낸다. 이때 농악대는 잦은가락으로 몰다가 그치고 절가락을 치고 세 번 절한다. 강고사에 부르는 고사반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사해 용왕님에 사해 용왕님에
흔바위 대강에 금년에 아무 사고없기를 축원드립니다
술렁술렁 뱃길구비 서강 용궁님 동강 용궁님
용신 할아버지 용신 할머니
뱃길마다 밝혀주고 풍파없는 뱃길주고
술렁술렁 물길구비 파도없이 밝혀주소
동으로 용왕님께 서로 용왕님께
남으로 용왕님께 북으로 용왕님께
열길 물길 합수되어 큰배 곱게 보내주소
하늘이 있으면 지하가 있고 지하가 있으면 땅이 있지
강고사를 마치고 나면 농악대는 길군악을 치면서 집집마다 다니며 집고사를 한다. 집고사는 지신밟기나 걸립굿과 거의 유사하고, 아랫마을부터 한다. 집고사의 순서는 문굿 → 대청굿→ 조방굿 → 터줏굿 → 마당놀이로 이루어진다.
집고사는 집집마다 다니며 복을 빌어주는 의식으로 집 문 앞에 도착한 일행은 상쇠가 “문여시오 문여시오 설렁장수 문여시오 들어가오 들어가오 많은 인간 들어가오”하면 집주인은 반갑게 맞고 일행은 집안으로 들어가 마당을 한바퀴 돈다. 대청에 마련해놓은 제상 앞에 일렬로 선 일행은 절가락에 맞추어 세 번 절을 한다. 부엌에 들어선 일행은 쇠가락을 치며 “누르세 누르세 조당님을 누르세”하고 외우며, 부엌바닥을 꼭꼭 밟다가 나온다. 집 뒤 터줏가리 앞에 도착한 일행은 쇠가락에 맞추어 “누르세 누르세 터주님을 누르세”를 외치며 땅을 꼭꼭 밟다가 마당으로 나온다. 집뜰로 나온 일행은 마당을 한 바퀴 돌며 원무(圓舞)하고 난 후, 주인이 주는 술을 받아 마시고 쌀과 돈을 받아가지고 다음 집으로 향한다. 집고사에서 부르는 고사반은 태평성대나 홍수풀이와 같은 것이 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태평성대
국태민안 시화년중 연연히 돌아들고
이씨한양 등극후 삼각산이 기봉되고
왕십리는 청룡되고 동구재 만리재 백호로다
동쪽강은 천금마요 한강이 조수되어
봉학에 주천이 생겼구나
학을 눌러 대궐짓고 대궐 앞에 육조로다
육조 앞에 오영문 혜락사 각도각읍 마련할제
경기는 삼십칠간 마련하고 여주같은 대목안이
이대동중 대동중 이대면내 대면내홍수풀이
작년같은 험한시절 꿈결같이 다보내고
올해같은 행운년에 십년행년을 가려서
왼갓 액살을 풀어주자
살풀어서 거리살 인간노중에 이별살
부모님 돌아가 문삼살 하림삼칭은 복직살
동네방네 흐린살 이웃집에는 흐린살
살인난데 제번살 도적맞아도 실물살
혼인대사에 주당살 하늘이 울어서 천둥살 땅이 울어서 지둥살
바깥마당에 벼락살 안마당에 해룡살
지붕밑에 용초살 마루대청 성주님살
뒤지안에 양미살 안방뒷방 들어서서
이벽저벽 벽파살 해태밑에 능마살
부엌삼칸 들어서서 아궁이는 금도끼살
살관밑에 댕그라살
물동이안에 용녀부인 가루독에는 시부녀
굴뚝에는 굴대장군 장독간에 고두대살
이살저살 다몰아다가 금일 고사반에 대접을 하니
앵간처리에 소명하니
만사는 대길하고 백사가 요해하옵기 소원성취가 발원이요
보름날 낮이 되면 아랫마을과 윗마을은 각기 줄(龍)을 메고 줄다리기를 할 장소로 길놀이를 하면서 이동한다. 이때 주변의 여러 마을에서도 농기와 농악대를 앞세우고 줄다리기를 할 장소로 모여든다. 이 풍물과 각종 기가 한데 어우러져 일대 장관을 이룬다. 아랫마을과 윗마을 사이에 있는 회나무를 사이에 두고 양쪽에 마주선 쌍룡(雙龍)은, 수줄의 머리부분이 암줄의 머리부분으로 삽입하려고 하면 암줄이 피하면서 서로 실랑이를 벌인다. 이를 ‘용돌림’ 이라고 하는데, 어느 정도 용돌림이 있은 후 촌장이 결합을 명령하고 나면 수줄이 암줄의 머리부분으로 들어가게 되고 줄이 빠지지 않게 하기 위해 비녀를 끼운다.
이렇게 줄이 결합되어 놓여 지면 각 마을의 농악대들이 서로 다투어 기량을 뽐내는 가운데 술과 음식을 들며 여흥을 즐기게 된다. 이때 무동춤을 비롯한 각종 기예를 펼친다. 농악대의 놀이가 끝나면 줄에 올라타서 줄다리기를 지휘하는 편장(編長)의 지시에 따라 사람들은 줄에 곁달려 있는 곁줄을 잡고 일어서게 되고 촌장의 지시에 따라 줄다리기가 시작된다. 농악대의 풍물소리와 사람들의 함성소리가 섞여 뒤범벅이 된 가운데 줄다리기는 치열하게 벌어진다. 대개 삼판양선승제로 이루어지는데, 이때 암줄이 이겨야만 그해 풍년이 들고 재앙이 없을 것이라 믿고 있다. 이러한 민간신앙적인 믿음은 줄다리기를 비롯한 민간신앙적 요소에 두루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다.1)
줄다리기가 끝나면 줄이 결합된 상태로 사람들이 쌍룡을 메고 강가로 이동한다. 예전에는 정월 대보름 때 추위가 상당했기 때문에 강에 얼음이 얼어 있는 상태였다. 강의 얼음 위에 쌍룡을 길게 펴놓고 촌장이 소지를 올리고 상쇠가 고사반을 하는 것으로 줄을 띄워 보내기가 시작된다. 일종의 액송의식의 시작인 것이다. 이때 사람들은 자기 집 식구의 이름을 백지에 써서 줄에 꽂아두고 가족의 안녕과 집안의 평안을 기원한다.
이렇게 액송의식이 끝나면 사람들은 마을로 돌아가 뒤풀이굿(파굿)을 벌려 흥에 겨워한다. 이때는 일년의 액막음을 했다는 안도감, 풍년을 기대할 수 있다는 기대감 등으로 마음껏 웃고 즐길 수 있는 것이며, 이러한 대동단결의 민속놀이가 있는 한 우리 민족의 전통계승과 그 정신은 계속될 것이다.
흔암리 쌍용거줄다리기 인원편성은 다음과 같이 구성된다.
농기잡이 1명, 촌장 1명, 유사 1명, 편장 2명, 부편장 2명, 상쇠 1명, 부쇠 1명, 북 1명, 징 1명, 장고 1명, 소고 6명, 영기잡이 2명, 춤꾼 6명, 여인 4명, 서민 4명, 어린이 5명, 무등 5명, 무등말이 5명, 용받이(남자) 다수, 용받이(여자) 다수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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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수정일 2023.12.21